코로나 1일차

 

 엊그제 저녁부터 목이 좀 불편했다. 그래서 테라플루를 먹고 잤다.

효과는 딱히...다음날에도 목은 계속 아팠다. 대학교 1학년때까진 목이 아프면 가제수건을 목에 묶고 다녔었는데 그게 너무 간절하게 필요했다. 이번엔 진통제를 먹었다. 타이레놀 같은 거... 

 오늘 새벽에 눈을 떴다. 몸이 약간 두들겨 맞은 것마냥 아팠다. 뭔가 너무 답답해서 냉장고의 탐스 오렌지맛을 한 입 마셨다. 열이 있나? 생각하면서 그냥 자려고 노력했다.

알람이 울리고 완전히 일어났다. 아무래도 열이 있는 것 같아서 열을 재보니 39도였다. 39도만큼 아프진 않았던 것 같은데... 자가진단키트 해보니까 음성이어서 역시,ㅎ설마~ 했지만.. 괜히 갔다가 민폐될까봐 뜨또님께 연락했다. 뜨또님은 신속항원검사를 한 번 받아보고 오라고 하셨고 난 다시 잠들었다. 

 

 병원 여는 시간에 맞춰서 가려고 했는데 자다가 20분 정도 늦었다. 병원엔 이미 사람이 많았다. 학원 다닐 때 몸이 안 좋아서 검사 받으러 왔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때도 겨울이었는데, 지금도 겨울이네. 아무튼 증상을 말하니 코로나 검사^^를 해주셨고 코끝까지 찌르는 느낌에 약간 울렁거릴 정도였다. 흑흑..... 뭔가 pcr보다 오래 걸리고 깊은 느낌. 내가 조금씩 뒤로 물러나서 그런 것 같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이름을 불러서 들어갔다. "양성이에요." "네?" "코로나 (어쩌구) 양성입니다." oh 예전에 양성이 무조건 좋은 건줄 알았던 때가 생각난다... 중학생때까진가 그렇게 생각했었다. 양성이 무조건 안 좋은 것도 아니지만... 이젠 대부분의 경우엔 안 좋다는 걸 안다. 난 코로나다..... 

 생각보다 별거없었다. 5000원을 내고! (어째서 이렇게 싼거지? 약 처방까지 받았는데) 약국에 가서 약을 받고... 집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햄버거랑 젤리를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햄버거 먹었다... 약 먹고... 자고... 약 먹으니까 열은 금방 내렸다. 생각보다 증상이 없어서 뜨또님께 무급휴가라면 재택근무라도 하면 안되냐고 여쭤봤지만~~~! 그것은.. 불가능 ㅁ8 이었다. 무급휴가면 회사에서 뭐,,, 서류를 받은 다음에 어디다 내면 지원금을 준다고 했다. 이 한 마디 하는데 그 안에 제대로 된 정보가 없네. 저번달 까치 병원비로 인해...^-^생긴 빚을 청산하느라 저번 월급은 사라졌다. 이번 월급을 기대해야 하지만 일단 회사 옮기면서 공백기 1주일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코로나에 걸리다니. 한 달의 반을 쉬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니까 제대로 쉬는 것도 아냐. 난 크리스마스 계획이 다 있었는데 엉엉........ㅠㅜㅠㅜㅠㅜㅠ

 

 이 일주일을 어떻게든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 할 일을 찾았다. 일단 강의를 듣고 싶어서 강의를 알아봤다. 원두멘토님의 백엔드 강의와 엘리의 드림코딩(리액트) 중에 고민했는데 일단 배우던 거(프론트)나 잘 배워보자 싶어서 드림코딩을 선택했다. 지금 나는 토스 후불결제, 쿠팡 나중결제, 네이버 후불결제, 봉인해놨던 신용카드까지 쓰고 있다... 꾸덕이를 빨리 팔아야 나갔던 돈이 다시 들어오기라도 할텐데 꾸덕이는 오지도 않고 난 코로나 걸려서 택배도 못 보내고 진짜 이게 무슨 상황일까! 연말 액땜인가보다~^^~

 어쨌든 게임 하려다가 게임이 하기가 싫어서... 강의를 들었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난 게임이랑 평생 함께 할 줄 알았는데, 회사도 게임회사 들어갈 줄 알았는데... 게임회사 들어가려고 융합인재학부를 가고 문화콘텐츠학과를 갔던건데... 게임을 할 땐 너무 빠져있어서 힘들었는데, 게임을 안 하니 또 이거대로 심심하다. 나 취미부자였는데 지금은 왜 다 안 할까? 뜨개질(대바늘/코바늘), 니들펠트, 레진아트, 수채화, 나이프화, 소묘, 아이패드 그림, 재봉틀, 타로, 책, 로판읽기, 사진 보정, 영상 편집, 디퓨저/방향제 만들기, 딥펜, 보컬 등등ㄷ으등ㄷ등 ~~~ 여기서 지금 그나마 하는 건 책 읽기 조금? 그리고 아이패드 그림은 재정상태가 나아지면 학원다니면서 배우면서 다시 흥미를 찾을 거고, 로판 읽기는 이북리더기가 살아나면=ㅅ=...볼 수 있을텐데... 뜨개질은 선물 줘야하는 게 있어서 조금씩 하고 있고, 재봉틀은... 책상에 자리가 좀 생기면 할거다!해야한다! 

 이사하기 전의 집에 살 땐 벙커침대였고 1층 서랍장에 내 취미관련된 걸 다 보관할 수가 있어서 어느 정도 감당이 됐는데, 이사오면서 벙커침대를 1층 침대로 내려버려서 공간이 없어졌고,! 서랍장에 내 옷 같은 걸 넣어야 했고... 그래서 취미 관련 용품이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꺼냈다 넣었다 하기도 힘들어지고 내 방에 공간 차지를 하게 되고~~~~ 내 방은 더러워지고. 이건 핑계지만, 아무튼. 그래서 더 취미 활동을 안 하게 된 거 아닐까. 지금은 의자에 앉으면 물건 너무 많은 책상 때문에 약간 스트레스 받는다. 내 방이 좁은 것도 있지만 물건을 많이 버려야할 것 같긴 하다. 

 

 코로나 증상 같은 걸 쓰려고 했는데... 근데 딱히 증상이랄 게 없어서. 지금 침 삼킬 때 조금 불편한 정도? 그리고 전기장판 안 뗐는데 약간 덥다고 느끼는 정도? 너무 멀쩡해서 내일이 걱정될 정도다... 꼭 아파야 한다면 차라리 콧물이 나면 좋겠다... 내일은 뭐하지... 내일은 금요일인데... 난 코로나네... E들은 코로나 때 힘들어한다더니 나도 그렇다... 난 E가 오십몇퍼밖에 안되는데도... 너무 답답해 그리고 이 소중한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 같아서 아쉽고 너무 억울해... 그래도 내일 엄청 춥다는데 출퇴근길 안 겪는 건 좋당..^^헤헤 그리구 다담 순두부찌개 양념이랑 순두부랑 실비김치를 샀다! 코로나니까 더 잘 먹고 잘 살거야!